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대규모 영화제나 페스티벌에서 '정전(Blackout)'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재난입니다. 2025년 5월 24일, 제78회 칸 영화제 폐막일 오전 칸 일대에 실제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이때 주최 측이 낸 공식 성명을 살펴보면 훌륭한 위기관리의 단면을 볼 수 있습니다. 메인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발'은 독립 전원으로 즉각 전환하여 행사를 정상 진행했고, 외곽 상영관인 '시네움'은 복구 전까지 상영을 일시 중단(Pause)한다고 명확히 나누어 발표한 것입니다.
"사례 기사 검수" 파일에 정리된 현장 안전 및 장비 통제 원칙에서도 알 수 있듯,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러 거점(Multi-hub)을 운영할 때 위기 대응은 결코 '모 아니면 도(전면 취소 혹은 전면 강행)'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거점별 전력 인프라를 철저히 쪼개어(Decoupling) 통제하는 차가운 백엔드(Back-end) 판단력만이 대규모 혼란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1. 대응 상태의 디커플링: 하나의 축제, 두 개의 시계
팔레 상영관의 영사기가 돌아간다고 해서 시네움 상영관의 관객에게 "영화제가 정상화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 장소별 인프라 독립성: 주최 측은 팔레 데 페스티발에 구축해 둔 예비 발전기(Failover)를 가동하여 기자회견과 저녁 폐막식을 사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발전기 연동이 늦은 다른 상영관까지 '정상 진행'으로 묶어서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기획팀은 재난 상황 발생 시 행사 전체를 하나로 묶지 말고, 각 건물과 공간이 처한 '복구 속도'를 철저히 개별 단위로 분리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2. 하드 스톱(Hard Stop): "화면이 켜진 것"과 "안전한 것"은 다릅니다
상영관에 전기가 다시 들어와 스크린에 불이 켜졌다는 무전이 울리더라도, 즉시 대기하던 관객을 밀어 넣어서는 안 됩니다.
- 재개(Resume)의 승인 요건: 화면이 켜졌더라도 비상 유도등, 대피로의 시야 확보, 화재경보기 연동, 공조 시설(HVAC)이 완벽히 복구되지 않았다면 그 공간은 여전히 관람 '불가' 상태입니다. 관객의 재입장 여부는 조명팀이나 영상팀의 단편적인 보고가 아니라, 공간의 전체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 총괄 담당자'의 최종 크로스 체크와 승인(Sign-off)이 떨어졌을 때만 결정되어야 합니다.
3. 관객 메시지의 정밀한 타겟팅(Targeting)
가장 위험한 공지는 "전력이 복구 중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뭉뚱그려진 멘트입니다.
- 상태와 장소의 명시: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의 정보 값은 다릅니다. 현재 대기 중인 관객에게는 "복구 완료 시점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우선 귀가(또는 환불) 조치하겠다"는 단호한 컷오프(Cut-off)를, 아직 출발하지 않은 다음 회차 예매자에게는 "시네움 2관 15시 상영은 취소되었습니다"라는 핀포인트 안내를 발송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복구 시각을 임의로 약속하는 것은 2차 민원 폭탄을 부르는 지름길입니다.
4. 실무자를 위한 '다거점 위기 대응' 4단계 프로토콜
여러 공간을 동시에 사용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정전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실무팀이 밟아야 할 4단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업무 기준 |
|---|---|
| 1단계: 공간별 페일오버(Failover) 맵 구축 | 행사 전, 메인 전력이 끊겼을 때 비상 발전기(UPS 등)가 커버할 수 있는 건물과 즉각 셧다운되는 건물을 도면상에 명확히 분류해 둡니다. |
| 2단계: R&R 기반의 현장 중단 선언 | 재난 발생 시, 본부의 확인을 기다리지 않고도 각 공간의 현장 매니저가 즉시 '상영 일시 중단'을 선언하고 관객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
| 3단계: 재개 승인(Sign-off) 절차 가동 | 전력 복구 시, 기술팀(영상/음향 정상화)과 안전팀(대피로/비상등 정상화)의 양방향 승인이 모두 본부에 접수되어야만 '재입장 허가' 무전을 내립니다. |
| 4단계: 공지 타임스탬프(Timestamp) 기록 | 특정 공간의 상영 중단 시점, 재개 승인 시점, 관객 대외 공지 시점의 타임로그를 엑셀에 기록하여, 향후 환불 비율 산정 및 위기 대응 매뉴얼 개선의 데이터로 삼습니다. |
기획자의 메모: 완벽한 대응은 '포기할 곳'을 빠르게 정하는 것입니다
행사장에 전기가 나가는 순간, 기획자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전부 다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솟구칩니다. 하지만 진짜 유능한 백엔드 총괄은 전체를 살리려다 전체를 망치는 대신, 준비된 인프라 안에서 '살릴 수 있는 곳'과 '지금 당장 포기해야 할 곳'을 냉정하게 분리합니다.
팔레의 웅장한 폐막식을 지켜내면서도, 시네움의 상영을 단호하게 중단시킬 수 있었던 칸 영화제의 결정. 이는 위기 상황에서 기획자가 쥐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무기가 무리한 희망 고문이 아니라, 상황을 정확히 쪼개고 통제하는 '차가운 디커플링'에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다른 이벤트에 적용할 조건
시설과 적격 기술·안전 담당자의 검토가 필요하며 화면 재생만으로 관객 재입장을 판단하지 않는다. 칸의 전기 구성·전환 시간을 설계 기준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독립 전원의 용량·구성·전환 시간, 시네움의 실제 상영 재개 시각과 중단 회차 처리, 관객 피해·환불·추가 비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